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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종료 공지
지난 11일 오전. 싸이월드가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 하나에 네티즌이 술렁였다. 방명록과 일촌평, 쪽지 등 주요 서비스를 내달 부로 종료한다는 내용이었다. 싸이월드는 "아쉬운 작별을 하게 됐다"며 "기존 자료는 백업하길 바란다"고 했다. 30대 직장인 이남훈씨는 공지를 보자마자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접속했다. 7년 만의 접속이었다. 대학생 시절 동기들과 주고받은 방명록들이 남아 있었다. 이씨는 "일촌평 짓는데도 머리를 싸맸던 기억이 난다"며 웃었다. 그는 "자료는 모두 백업할 생각이지만 어쩐지 아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2000년대 네티즌의 추억을 담은 정보통신(IT) 1세대 벤처들이 하나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서비스를 종료하는가 하면, 아예 회사명이 사라지기도 한다. 싸이월드는 대표적 경우다. 1999년 설립된 싸이월드는 '싸이질'이란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네티즌에게 인기를 끌었다. 한때 가입자 2000만명을 웃돌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주도권을 내줬다.
국정홍보처 미니홈피 ▲ 2005년 국정홍보처가 개설한 미니홈피
싸이월드는 "일부 서비스를 종료할 뿐, 싸이월드 자체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했지만, 네티즌은 사실상 기존 싸이월드 서비스의 종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온라인 기사에 달린 댓글에서 아이디 '김낙X'은 "난 아직도 싸이에 일기를 쓰는데 사라지게 됐구나"고 했고, '제이XX'은 "이젠 싸이도 추억 속으로 사라지겠네요"라며 아쉬워했다. 이달 초에는 다음카카오가 사명을 '카카오'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1995년 설립된 다음은 국내 포털의 1세대를 상징하는 회사다. 사명 변경 후 카카오는 모바일에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설립 21년 만에 사라지는 '다음'을 두고 이재웅 창업자는 페이스북에 마지막 인사를 적기도 했다. 이 창업자는 "즐거운 실험은 이제 일단락"이라면서도 "다음의 실험적인 회사 문화와 DNA는 영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웅 창업자 페이스북 ▲ 이재웅 창업자 페이스북
앞서 2013년에는 한때 다음과 포털 1위 자리를 다투던 프리챌이 폐쇄되기도 했다. 프리챌 가입자는 한때 1000만명을 웃돌았지만, 2002년 유료화 선언 뒤 이용자가 크게 줄었고, 이후 2011년 파산을 거쳐 서비스 종료에 이르렀다.
프리챌
2000년 전후 벤처 붐 시기에 탄생한 기업 중에는 현재 네이버 정도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시대에 강세를 보인 1세대 벤처들이 사라지고, 모바일에 강한 벤처들이 뒤를 잇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는 "2000년대 초반 설립됐던 벤처들의 역사가 10여년을 넘어가며 자연스레 세대 교체가 이뤄지는 것이라 보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