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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 건설기획사 사장이 정치권에서 은밀히 추진하는 건설 사업에 투자하라며 투자자를 끌어모은 뒤 잠적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피해액이 수십억 원에 이르는데 대형 건설사까지 감쪽같이 속아 넘어갔습니다.

정창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한 건설기획사 사무실.

이 업체 대표 정 모씨는 지난 7월부터 자신의 사업에 참여할 투자자를 모았습니다.

서울 도심에 있는 대기업 소유 건물을 재개발하는 사업인데 공사비가 7백억 원에 이른다고 광고했습니다.

한 대형 건설사를 들먹이며 10억 원을 투자했고, 대선캠프에서 일했던 경력 때문에 정치권 핵심 인사가 자신에게 은밀히 맡긴 사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김00(피해자) : "대통령하고 어깨동무하고 사진 찍은 그런 것도 있고 이사회 결의서, 회의록 그런 서류가 전부 다 첨부가 돼 있어서 (속았죠)"

하지만, 지난 3일 밤, 정 씨는 투자금을 들고 미국으로 출국했습니다.

피해자들에게 보여줬던 각종 서류들은 모두 가짜였습니다.

<녹취> 건물 소유 대기업 관계자 : "저희는 이런 문서 보낸 적도 없고 저희가 관여한 게 전혀 없습니다. 사실과 다른 것이고요."

정 씨와 친한 건설업체 사장들이었던 피해자들은 정 씨에게 속아 모두 20억 원이 넘는 돈을 건넸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이00(피해자) : "00 건설 같은 데서 10억씩 통장에서 넣어주고 시공사로 선정했다고 (통장을)보여주고 전문가도 다 속았어요."

10억 원을 투자했던 대형 건설사도 속은 것을 알고 뒤늦게 투자금을 전부 회수했습니다.

공동대표로 등록된 양 모씨는 자신도 속았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양 씨 : "(서류를) 위조한 것을 저희들이 전혀 눈치를 못 챘습니다. 이건 뭐 세상 이럴수가 있나 할 정도로 사람을 믿었거든요."

검찰은 해외로 도피한 정 씨의 소재를 파악하는 한편,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창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