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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찬 앵커 :

춘란은 미인과 같아서 꺾지 않아도 스스로 향기를 바친다고 난을 노래한 사람이 있습니다.

인사철마다 난이 가장 인기 있는 선물로 자리잡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 야산에서 자생하고 있는 춘란이 요즘 수난을 당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캐기만 하면은 돈이 된다는 생각으로 꺾지 않아도 스스로 향기를 바친다는 이 난을 남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조경숙 기자 :

봄을 일찍 알린다고 해서 봄춘아라고 불렀던 춘란입니다.

잎의 무늬가 독특하고 희귀해서 수천만 원까지 호가하는 이 명품 춘란은 충청도 이남지역 야산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자생란입니다.

전라북도 임실군 운암면, 소나무 그늘 아래서 자생하는 춘란이 사철 내내 잔디밭처럼 새파랗게 깔려 있다는 곳입니다.

“이 지역에 난이 이렇게 있었나요?”


강희슬 (난 애호가) :

“그럼요 많았죠 전부 다 난이었었어요 이게”

“근데 하나도 없네요”

“하나도 없죠, 다 팠죠.

파가지고 없고 사람이 밟고 다니고 이렇게 해서 다 죽어가는 것이죠“

“인제 하나 남았네요”

“하나 남아있죠 지금.

이렇게 클라면은 벌써 이거 1년, 2년, 3년, 큰거에요 이게.

3년 큰 것이 송두리째 죽어가는 거죠 지금.

손을 대가지고 이렇게 거의 다 이렇게“


조경숙 기자 :

그전에는 굉장히 많았다고 그러던데요.


권석태 (전라북도 임실군 운암면) :

예, 굉장히 많았어요.

근데 싹 캐가버리고 지금 가서 올라가보지만은 없어요.


고광식 (전라북도 임실군 운암면) :

공휴일이면은 보통 한 4-50명씩들 와요.

“주로 어디서 오던가요?”

“정읍지방 같은데서 많이 오고 서울서도 오고, 관광 버스로도 오고”


조경숙 기자 :

특히 이곳의 자생란은 비싸게 팔린다는 소문 때문에 너도나도 마구 캐고 있다는 것입니다.

“몇년 전에 여기서 굉장히 비싼 난이 발견됐다고 하는데 그런 얘기 못들으셨어요?”


전용언 (전라북도 임실군 강진면) :

그걸 150만원인가 받고 팔았다는데 나중에 그거 거치고 거치면서 뭐 일본으로 건너갔다는 말도 들리고 뭐 5억에 건너갔다는 소리도 들리고 그럽디다.


조경숙 기자 :

“이거 왜 캐신건데요?”

“선물로 주려고, 이게 사무실에 직원이 한 4명이 있거든요.

그래 여기 이쪽에 오니까는 가는 김에 몇뿌리 캐오라고 한거 우리 직원 몇 명이서 한,두뿌리식 집에“


조경숙 기자 :

지나간 사람이 한두뿌리씩 캐는거 외에도 전문적인 남획꾼이 있어 문제입니다.

캐기만 하면 돈이 된다는 생각에 무더기로 캐는 것입니다.

그래서 몇백만원 심지어 몇억원씩 한다는 춘란이 시장 노점에서 천5백원씩에 값싸게 팔리고 있습니다.

“얼마씩에 사시는데요?”


노점상인 :

천5백원이랑게.

사는거?

사는건 뭐 천원도 사고 천원 못되게, 더 되게도 사고 그러지.


조경숙 기자 :

이 춘란은 잎의 무늬가 없는 원종으로 원예용으로는 가치가 없고 산에서 계속 종자를 번식해야 하는 것입니다.

실제 값 나가는 춘란은 이 원종이 자연환경에 따라 변화된 변의종입니다.

그러나 이런 원종까지 마구 캔다면 춘란 자체가 멸종돼 변의종은 생길수도 없습니다.

난을 채취한 사람이 팔러오는 난원입니다.

그러나 캐온 난 가운데 대부분은 이미 죽어버렸고 남아 있는 난에서도 가치 있는 것은 찾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이관우 (난 상인) :

10건정도 저희한테 문의가 오면은 한두건 정도는 배양할 가치가 있고 나머지는 일반 풀처럼 봐야죠.

특색이 없는거요.

“나머지는 산에 있어야 좋은 것”

“그렇죠”


조경숙 기자 :

명품 춘란이란 야생의 춘란 중에서도 드문 변의종을 고르고 골라서 적어도 5년 이상 온도와 습도, 통풍을 조절하며 정성스럽게 길러낸 결과물입니다.

그러나 일부 몰지각한 상인이나 소장가가 터무니없이 가격만 부추겼습니다.

따라서 무조건 난만 캐면 돈을 번다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또 난의 수요는 계속 늘고 있지만 이젠 자생지에서도 변의종은커녕 원종조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춘란에 대한 종자책의 연구나 배양은 아직 시작단계에 있어 남획은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이종석 (서울여대 원예학 교수) :

일반인들이 난은 소위 값이 비싼 것이다 이렇게 해서 그것만 구하고 또 산에 가서 그걸 채취하기를 기대했지 실제 우리가 이러한 것을 배양을 해서 값싼 가격으로 또는 일반인한테 갈 수 있는 그런 연구에 관해선 관심이 없었어요.


조경숙 기자 :

난의 명품들을 연구 개발하기 위해서도 자생지에서부터 춘란의 생태계를 보존해 멸종을 막아야 합니다.

자생난 보호구역을 늘리고 단속을 강화해서 남획을 철저히 막는 한편으로 주민들도 감시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처럼 무작정 남획이 계속 된다면 제주 한란이나 홍도 풍란이 그랬듯이 그 흔했던 춘란도 자취를 감출 날이 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KBS 뉴스 조경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