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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2000년 7월 15일(토) 밤 10:00~10:40 / KBS1 ■취재 : 김성모 기자 ksm@kbs.co.kr ■제작 : 보도제작국 보도제작2부 (전화)02-781-4321 (팩스)02-781-4398 (인터넷)http://www.kbs.co.kr/4321 *김성모 기자: 평일 오전 시간의 스포츠 센터입니다. 20여명의 여성이 음악에 맞춰 에어로빅을 하고 있습니다. 노래 한 곡이 끝나면 바로 다른 곡이 이어지며 한 시간 동안 쉴 틈이 없습니다. *허금림(서울 등촌동): "운동이 너무 많아 부족해요. 그래서 에어로빅을 시작했는데 하루에 한 시간씩 운동을 해요. 운동을 한지 4개월만에 몸무게는 6Kg 정도 빠졌고요." *김성모 기자: 예쁜 몸매에 대한 동경이 강해지는 여름철이 되면서 여성들은 살을 빼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단식원은 요즘 여성들로 만원입니다. [다이어트 열풍 - 굶고, 약먹고, 병나고...] *김성모 기자: 지난달 29일 오후 한 단식원입니다. 이수진씨 등 2명이 5일 동안의 단식에 들어가는 날입니다. 수진씨는 지난해에도 10일간 단식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수진: "-(기자)1차 단식은 언제 했어요? =1년 전에." *김성모 기자: 먼저 단식자들에게 주어진 것은 소금물 한 컵입니다. *단식원 원장: "깨끗한 물이 들어가서 몸에 필요 이상의 독소가 빠지고 몸이 정화되고." *김성모 기자: 이어 기구를 이용한 운동과 레이저로 특정 부위의 살을 빼는 과정이 이어집니다. *허정민: "-(기자)여기서 목표가 몇 Kg 빼고 싶어요? =7, 8 Kg요." *김성모 기자: 몸을 푸는 요가 시간, 굳어진 몸은 제대로 따라 주지 않습니다. *요가 강사: "팔꿈치를 쭉 끌어내려서 딱 당기는 느낌, 그 느낌을 잘 기억하세요. 그 느낌이 다리살이 빠지는 겁니다." *김성모 기자: 복부를 마사지하는 시간도 고통의 연속입니다. 단식 둘째 날, 1시간 동안의 산책시간입니다. 단식원에 있는 40여명이 모두 나왔습니다. 단식을 하려면 5일 이상 짬을 내야하기에 방학과 휴가철인 여름은 평소보다 2배 이상의 사람이 단식원을 찾습니다. 어제 입소한 이수진씨는 산책도중 주저 앉고 맙니다. *이수진: "아침에 세 번 설사 해봐요. 기운이 나나..." *김성모 기자: 자신과의 힘든 싸움에 모두 지지 않으려 애씁니다. *허정민: "-(기자)안 힘들어요? =별로요. 살 빼야돼, 살 빼야돼." *김성모 기자: 이처럼 단식원의 일과는 조금이라도 더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짜여져 있습니다. 에어로빅과 수영, 산책, 사우나, 마사지 등이 반복됩니다. 그나마 자유시간이 있긴 하지만 참가자들은 이 시간에도 개인 운동을 합니다. 이런 힘든 과정 끝에 맞은 닷새째 날, 이수진씨는 목표하던 체중 감량에 어느 정도 성공했습니다. *이수진: "-(기자)몇 킬로 빠졌어요? =지금 4킬로 6백요." *김성모 기자: 단식이 끝난 뒤의 첫 음식은 단식원에서 준비했습니다. 미음과 장국 등 위에 부담이 안 되는 음식들입니다. *녹취: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성모 기자: 이수진씨는 지난해 단식으로 10 Kg이나 뺐다가 다시 원래대로 살이 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단식이 끝난 뒤 다시 과식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이수진: "작년에는 그 식단표가 나왔었는데 그대로 안 해가지고..." *김성모 기자: 단식은 단기간에 체중을 가장 많이 뺄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식습관 자체를 고치지 못한다면 단식으로 줄어든 체중은 이내 원래대로 복귀하게 됩니다. 더구나 단식의 지나친 반복은 건강을 해치게 됩니다. *진영수(서울중앙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소장): "단식 도중에 수분이 감소되고 우리 몸속의 체지방 뿐만 아니라 근육이나 뼈의 무게도 같이 감소되기 때문에 체중 감량에는 일시적으로 성공할 수 있습니다만...90% 이상은 원체중으로 돌아가고 또 원체중으로 돌아갈 때 저지방 체중인 뼈나 근육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경우엔 몸의 건강을 잃는다는 점입니다." *김성모 기자: 단식은 눈에 보이는 체중 감량에는 확실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부작용이 우려될 만큼 위험하며 혹독한 방법입니다. 때문에 다이어트 약이나 건강 식품에 의지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서울 종로 5가의 약국 거리, 다이어트 약을 판다는 선전물이 걸린 약국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녹취: "약국에 와서 왜 이러시는데, 진짜..." *김성모 기자: 이 곳에서 파는 약은 체내의 지방을 녹이는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외국 회사가 개발한 제품을 들여와 국내서 제조해 파는 한 제약회사는 정작 약의 효과에는 자신이 없어합니다. *제약회사 관계자: "두 가지 식물이 들어있어요. 식물 잎사귀를 분말화 했는데 그 두 가지 가지고는 그렇게 눈에 보이게 빠지지 않는 것 같다. 이미 뚱뚱해진 사람을 우리 약을 먹어서 뺀다는 건 좀 무리가 있지 않나..." *김성모 기자: 서울 서교동에 사는 박영자씨는 다이어트를 어떤 식으로 해야 할까 고민해 왔습니다. 신장이 안 좋아 몸이 붓고 체중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박씨는 한 다이어트 식품 광고에 솔깃해졌습니다. 그러나 176만원을 들여 구입했던 건강식품은 박씨에겐 아무 효과가 없었습니다. *박영자(서울 서교동): "영양사가 전부 20일 동안 세 번 정도 전화를 했어요. 세 번 다 영양사가 하라는 대로 하면서 제가 얘기했어요. 안 빠져 1Kg도 안 빠져, 이거 왜 그래... (그러자) 아 왜 안 빠질까요, 빠질텐데 (하더라고)...당신 하라는 대로 했는데 안 빠져..." *김성모 기자: 박씨는 환불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박씨를 더욱 화나게 하는 건 이 건강식품이 여전히 다이어트의 지름길인양 크게 선전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안전하고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은 무엇인가 살이 찌는 원인을 알면 해답은 저절로 나옵니다. 올해 38살인 정선영 과장은 전형적인 사무직 종사원입니다. 정과장의 하루는 아침 7시에 집을 나서며 시작 됩니다. 집에서 지하철 역까지는 걸어서 5분이 채 안 걸립니다. 회사까지는 지하철로 1시간여 걸리지만 대개 앉아 갑니다. *정선영(서울 가락동): "종점에서 가깝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항상 앉아서 갑니다." *김성모 기자: 지하철에서 내린 뒤 회사까지도 걸어서 5분이면 됩니다. 정과장이 출근하며 걸은 거리는 천6백 90 걸음이었습니다. 사무실에서는 거의 앉아서 일을 봅니다. 이렇게 정과장이 하루 걷는 양을 측정한 결과 6천보에 못 미쳤습니다. 6천 보를 걷는데 드는 에너지는 100Kcal 정도, 밥 1공기의 열량도 소비하지 못하는 셈입니다. 반면에 정과장은 다른 사람보다 식사량이 많은 편입니다. *정선영(서울 가락동): "아침 식사를 거의 안 하고 출근하기 때문에 점심 때 보통 다른 분들보단 식사량이 많은 편입니다." *김성모 기자: 저녁 식사량도 점심 때 먹는 양과 비슷합니다. 여기에 1주일에 2번 정도 회식이나 저녁 약속 자리가 있는 날엔 평소보다 많은 음식을 섭취합니다. 당연히 섭취하는 에너지량이 소비하는 에너지량보다 많아 남는 열량이 체내에 살로 남게 됩니다. 이와 반대로 한다면 살이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일요일 오전 서울 아차산은 여느 산처럼 많은 사람이 찾습니다. 이 가운데 올해 50살인 이철세씨도 있습니다. *이철세(서울 구의동): "-(기자)언제부터 등산을 하신 겁니까? ="예. 그 전에는 하고 싶어도 엄두를 못 냈죠. 그런데 체중 감량을 하고 난 후부터 시작을 했습니다." *김성모 기자: 이철세씨는 키가 169cm, 현재 몸무게가 69Kg입니다. 지난해 봄 90Kg였던 체중이 20Kg 가까이 빠진 것입니다. 3년 전 사진은 당시의 모습을 짐작하게 합니다. *이철세(서울 구의동): "체중이 90Kg 가까이 돼서 몸이 너무 불어났어요. 의사 생활에 불편도 많고 무엇보다 건강에 이상이 오기 시작했어요." *김성모 기자: 이씨의 다이어트 방법은 간단합니다. 하루 만보를 걷는 등 매일 2천 Kcal 이상의 에너지를 소모했습니다. 반면에 음식은 하루에 천 6백 Kcal만 섭취했습니다. 하루 세끼 식사 때마다 밥은 한 공기의 2/3 분량만 먹고 밥에 맞춰 반찬량도 줄였습니다. 양으로만 본다면 식사량은 예전의 절반 정도였습니다. *이철세(서울 구의동): "음식을 천천히 먹도록 노력을 했습니다. 천천히 먹으면서 아무래도 양이 줄어드는데 천천히 먹으면서 음식의 맛을 더 음미할 수 있게 됐다고 느낍니다." *김성모 기자: 이씨는 이렇게 한 달에 3Kg씩 6달에 걸쳐 조금씩 살을 뺐습니다. *김준기(마음과 마음 병원 공동원장): "거동이 불편할 정도의 비만이 아닌 다음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약이란 게 필요 없다는 것이죠. 적당히 먹고 지방질이 적게끔 먹고 활동량을 늘려서 운동하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체중조절이 가능하다는 거죠." *김성모 기자: 이처럼 다이어트는 천천히 그리고 무리가 없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수 있습니다. 특히 젊은 여성 가운데 이런 피해자가 늘고 있습니다. 요즘 박윤미씨는 생활의 활력을 조금씩 되찾고 있습니다. 6달 전만 해도 오직 살을 빼야한다는 일념에 시달렸습니다. 박씨가 다이어트를 시작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였습니다. 165cm의 키에 58 Kg의 체중이 거북스러웠기 때문입니다. *박윤미(대학생): "깡마른 스타일 있잖아요. 우리나라는 특히나 많잖아요. 그런 사람들 목표로 한 거예요." *김성모 기자: 다이어트 방법은 무조건 굶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단식 뒤엔 꼭 폭식을 했습니다. 체중은 금방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폭식을 하는 자신이 미웠고 구토를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박윤미(대학생): "예를 들면 케?을 막 먹고 누우면 몸에 독약이 퍼지는 거 같아요. 살들이 점점 끓어 올라오는 것 같고...그래서 이 독약을 없애야 되잖아요. 그런 심리에서 토하게 됐어요." *김성모 기자: 생활은 악몽의 연속이었습니다. 결국 대학 생활 2년만에 휴학을 하고 말았습니다. *박윤미(대학생): "생활이 엉망이었어요. 이대로 정말 생활을 못하겠다 싶었어요. 거의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였어요." *김성모 기자: 박씨는 현재 3개월째 병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래도 박씨의 경우는 양호한 편입니다. 병원에 비치된 낙서장엔 식사 장애를 겪는 여성들이 저마다 힘겨운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최태란(대입 재수생): "정말 저도 지긋지긋해요. 솔직히 구토하면 이 손이 다 피가 나고 까지고..." *김성모 기자: 대학 입시를 앞둔 이 학생이 그 동안 경험으로 배운 것은 단 한가지입니다. *최태란(대입 재수생): "덴마크식 다이어트, 화학반응 다이어트, 토닝 시스템 같은 거, 기계 같은 거 하는 거, 한방같은 것도 해봤고, 약 같은 것도 먹었고... 물론 그땐 빠지긴 빠지죠. 왜냐하면 안 먹으니까. 그런데 다 소용 없어요." *김성모 기자: 이 학생이 병원을 찾은 지 벌써 4년째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병적인 구토를 매일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정은(마음과 마음 병원 공동원정): "다이어트 장애를 앓고 있다가 조금 더 숨기고 창피하다고 해서 혼자 끙끙거리다 5-6년 있다 병원에 오시거든요. 그러면 치료도 훨씬 어렵고 치료기간도 길어지고 그 사람의 5-6년의 생활은 거의 망가졌다고 볼 수 있어요." *김성모 기자: 영국에서는 최근 비정상적으로 마른 모델이 출연하는 광고를 제한하려 하고 있습니다. 여성들에게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부추긴다는 이유에섭니다. 잘못된 다이어트로 고생을 하고 있는 영국인은 백만여명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건강하고 매력적인 몸매는 조급한 마음으로는 가꿔지지 않습니다. 늘 적당하게 먹고 활력 있게 사는 것만이 비결일 것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