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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술을 마시고 대리운전을 불러 보신 경험 있으실 겁니다. 집에 도착하고 난 뒤 대리기사는 어떻게 돌아갈까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십니까? 현재 전국적으로 10만 명이 대리기사로 일하고 있고 하루에만 백 명 이상이 새로 대리운전에 뛰어들고 있을 정도로 대리운전 시장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밤거리를 누비며 열심히 살아가는 대리기사들의 생생한 현장 모습과 애환들을 밀착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토요일 저녁 홍석용씨가 대리기사를 부른 손님을 찾아갑니다. <녹취> "대리기사입니다. 제가 여기 상암 월드컵 파크 4단지 앞인데 어디쯤 계십니까? 네네. 보여요." 대리운전을 시작한지 불과 2달. 모든 것이 서투룰 수밖에 없습니다. <녹취> 기사 : "고객님 이거는 룸미러를 어떻게 여는 거에요.? 좀 가르쳐 주시겠어요?" <녹취> 고객 : "밑에 상단에 버튼 있는데 누르시면 되요." <녹취> 기사 : "안 눌러지는데..." 인천이 집인 홍씨에게 서울 길은 낯설기만 합니다. <녹취> 기사 : "제가 기사 한 지가 얼마 안 돼서 서울 지리를 잘 몰라서 그러는데 조금만 가르쳐 주실 수 있으면" <녹취> 고객 : "쭉 나가시면 됩니다.. 신호등에서 좌회전 하시구요." 다행히 마음씨 좋은 손님을 만나 무사히 한건을 끝냅니다. 이번에는 장거리 손님. 술 취한 고객의 불만을 들어주고 기분을 맞춰 주는 것도 대리기사에게는 필수입니다. <녹취> 고객 : "대리운전을 불러서 제가 예전에 그런 일이 한번 있었어요. 저는 술 취해서 잘 거 아니에요. 그런데 며칠 있다가 과속 위반 딱지가 날아 오르라고요. 그걸 처리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었거든요. 기사님 딱지 한번 떼신적 있어요?" <녹취> 기사 : "두 달 밖에 안 됐으니까 저는 한 번도 그런 경험이 없거든요." <녹취> "지금 어디쯤 계십니까? (여기 중계 사거리인데요. 얼마만에 오실수 있죠?) 제가 10분 정도 걸릴 거 같은데 택시 타고 거기 갈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빨리 오세요.)" 택시를 타고 부랴부랴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녹취> "도착했는데 정확히 위치 좀 가르쳐 주시겠어요? (죄송해서 어떻게 하죠.? 다른데 먼저 부른데서 오셔서 먼저 타고 출발했거든요.)" 2,3군데를 동시에 부르거나 현장에 있는 대리기사에게 운전을 맡기고 떠나버리는 손님들 때문에 골탕을 먹는경우는 다반사입니다. <녹취> 홍석용(대리운전 경력 2개월) : "그분이 다른 회사를 여러 군데 불렀는지 몰라도 지금같은 경우는 난감한 상황이죠. 다른데 가서 또 이런 일을 겪어야 되면...하루에 두세번 겪고 나면 헛고생한거라고 생각하죠." 결혼 3년차의 홍씨는 야간업소에서 기타 치는 일을 하다 대리운전에 뛰어들었습니다. <녹취> "밤무대라고 하죠.? 나이트클럽. 거기에서 일 하다가 그게 계약도 끝나고 멤버들도 흩어지니까 막상 할 게 없더라고요. 이력서도 많이 넣어 봤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제일 근접할 수 있는 게 대리 운전이 제일 근접하더라구요." 후회한 적도 한두번이 아닙니다. <녹취> "진짜로 아침에 들어오면 내가 왜 이 일을 힘들게 해야 될까? 이런 생각 들고 금방이라도 때려 치고 싶은 마음 굴뚝같죠. 그런데 요즘 많이 어려우니까 어쩔 수 없이 하는 사람이 너무 많고 저 역시 어쩔 수 없이 하는 거죠." 장대비가 쏟아지는 금요일 저녁 가정 주부 김영선씨가 대리운전에 나섭니다. 밖으로 돌아다니는 일이다보니 비가 오는 날은 평소보다 몇배 더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술 취한 남자들을 상대하는 것이 여자로서 가장 힘든 일입니다. <녹취> "그쪽에다 차를 대더니 막 더듬기 시작해요. 얼마 드리면 되죠? 이런걸 물어봐요. 무슨 소리 하냐고 그랬더니...여기사를 찾아서 왔을 때는 당연하다는 거에요." 김씨가 대리운전에 뛰어든 것은 올해 초. 자녀들의 교육비가 만만치 않아서였습니다. <녹취> 김영선(주부대리운전 경력 8개월) : "식당에 갔는데 80~90만원 밖에 안 되는데 아줌마들 먼저 온 사람들이 텃세를 해요. 대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짜리 있거든요.. 한달동안 일을 해서 월급을 받아서 쓸려면 한달 먹을게 있어야 되잖아요. 그게 없는거예요." 일을 하는 와중에도 자꾸 아이들에게 신경이 쓰입니다. <녹취> "안 씻었어? 얼른 정훈이도 씻고 자라고 해 얼른." 아침 6시가 넘은 시간...녹초가 된 채 버스에 몸을 싣고 집으로 향하는 길...졸음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자꾸 단말기를 꺼내 콜이 뜬게 없는지 확인하려는 마음은 어쩔수가 없습니다. <녹취> "하고 싶었는데 없네요. 할 수 없죠. 오늘은 접어야 되겠죠?" 30대 초반의 나이에 일찍 대리운전에 뛰어든 이성환씨. 20대 이른 나이에 시작한 사업이 실패해 재기를 노리고 있는 이씨는 낮에는 일식집에서 주방 보조로 일하고 밤에는 대리기사로 변신합니다. 이씨같은 대리기사에게 술이 너무 취해 집을 못 찾는 손님만큼 무서운 것도 없습니다. <녹취> "고객 분을 모시고 왔는데 위치를 몰라서 골목 안으로 들어왔는데 제가 어디로 가야 될지요." 2시간을 넘게 만취한 손님과 씨름하며 집에 모셔다드리고 받는 돈은 고작 2만원. <녹취> 이성환(대리운전 겸업 경력 2년) : "대체로 술 드시면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주무시다 일어나서 방향 감각이 없에요. 그래서 다시 그 주위를 몇 바퀴 돌게 만들에요. 여기 아니다. 여기 아니다. 그래서 계속 가자고 그러다 보면 원점으로 돌아오거든요 그게 가장 힘들죠. 시간 까먹고 그렇다고 해서 고객 분의 요금을 더 추가로 달랄 수도 없고..." 대리기사에게 도심을 벗어나 인적이 드문 길로 가는 것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일입니다. 대리기사를 많이 찾는 도심 유흥가로 돌아갈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자정을 넘은 시간 수도권 외곽의 이런 오지에는 지나가는 택시도 드뭅니다. 지나가는 승용차들을 불러 보지만 태워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녹취> "저기 죄송한데요. 대리기사인데 가까운 지하철 좀...(아니요. 몰라)" 인근 고속도로 요금소까지 걸어가 통행권을 뽑아주며 사정을 해 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녹취> "죄송합니다. 제가 대리기사인데 서울 쪽 가시면 태워주시면...(서울 쪽으로 안 가요)" 그나마 차를 얻어 타기라도 하는 경우는 아주 운이 좋은 날입니다. 도심 외곽에 있는 대리기사들은 시내 중심가로 한시라도 빨리 와 콜을 잡기위해 동료 대리기사들과 함께 택시를 타고 들어오기도 합니다. 이럴 경우 택시비는 1인당 3천원선. <녹취> "강남 안 나가세요? 3천 원 씩 해서 나가시죠. 가시죠. 강남 3천원씩 가시죠? (오케이!) 타시죠." 또 다른 방법은 대리운전업체들이 대리기사들을 위해 밤새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녹취> "셔틀 비 3천원을 아끼기 위해서 버스 나올 때까지 피곤한데 기다리시고... 택시 타고 가면 기본 요금인데도 그거 아끼려고 뛰어 다니시고... 돈 몇 백원 천 원을 아끼려고 그렇게 하는 분들이 많이 있죠." 현재 대리운전기사는 전국적으로 10만여명. 하루 대리운전 요청만 70만건에 이르고 연 매출이 3조원대에 이를 정도로 대리운전 시장은 최근 몇 년사이 급격하게 팽창했습니다. 하지만 출혈경쟁으로 이미 헐값이 된 대리운전비는 갈수록 떨어지는 반면 기사들에게 값비싼 보험료를 물리는 등 대리운전업체의 횡포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임한돌('대리운전으로 하루 20만원 벌기' 저자) : "일부 콜센터업체들이 보험으로 장난치고 PDA 팔고 콜취소한다고 벌금 때리고 이런식으로 갈취한다는 거죠." 오늘도 밤거리를 누비는 대리기사들. 고단한 하루하루의 삶이지만 그들은 희망을 품고 누구보다 지금 이순간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녹취> "대리 운전이면 어떤 분은 인생 막장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더라고요. 대리 운전이 힘들긴 해도 많이 도움이 돼요. 어려운 일이 있으면 참아내고 하는 거..." <녹취> "(우리 딸이) 친구 엄마한테든지 "엄마가 그렇게 고생하시는데 제가 노력을 해야겠어요"하는 말을 했다는걸 제가 들었을 땐 뿌듯해요." <녹취> "그래도 내일의 희망이 이 대리 운전 하면서 희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