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표본 세무조사 왜 실시하나 _문학 빙고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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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탈루 혐의가 짙은 대기업에 대해 전례없는 표본 세무조사를 실시한다. 조사기업이 116개에 달하고 새해 첫 달부터 전격적으로 실시되는 것이어서 조사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무조사 방식 대변혁 예고 이번 조사를 계기로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4∼5년 주기의 정기조사에서 `표본조사 이후 집중조사' 방식으로 전환된다. 종전의 정기조사는 탈루 혐의 여부에 관계없이 일정 주기마다 조사를 실시, 획일적인 형평성만 갖췄을 뿐 "실질적인 형평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기조사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표본조사 이후 집중 조사가 이뤄지면 탈루 정도와 세무조사 빈도가 정비례 관계를 형성, 조사의 실질적인 형평성이 높아진다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표본조사 결과를 축적해 경기순환별, 시기별, 업종별, 유형별, 각 세목의 납세주기별로 탈루 혐의가 높은 조사대상을 분류한 뒤 `매뉴얼'을 작성, 이를 토대로 집중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반대로 표본조사에서 탈루 혐의가 드러나지 않은 유형과 업종에 대해선 세무조사를 면제,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게 국세청의 복안이다. 국세청은 표본조사를 통해 유형별.업종별 세무조사 매뉴얼을 완성하기까지 3∼5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세청이 `첫 시도'라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세무조사 방식을 개편하려는 것은 개인과 법인 구분없이 사회 모든 부문에서 과세 형평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사업체의 규모가 클 수록 탈세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어 직.간접적으로 사회에 미치는 해악이 클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한상률 국세청 조사국장은 19일 "대기업부터 성실하게 세금을 신고.납부해야 사회전반의 납세성실도를 높일 수 있다"면서 "표본조사를 통해 과학적인 세무조사 기법이 완성되기까지는 3∼5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왜 지금 조사하나 국세청이 신년 첫 달부터 대기업에 대해 전격적인 대규모 세무조사를 벌이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우선 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12월말 결산법인'들이 3월말 법인세 신고.납부를 앞두고 1월 하순부터 `가결산'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탈루를 하려는 기업들로서는 가결산 시기가 이익을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적기이기 때문이다. 또 법인세 신고.납부 뒤 일정기간이 지나야 세무조사를 받게 되고, 한 번 세무조사를 받으면 상당기간이 지나야 세무조사를 다시 받는다는 점을 역으로 활용, 신고.납부 전에 표본조사를 벌여 기업들의 허점을 찌르겠다는 복안도 깔려있다. 여기에 100개가 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세무조사를 하반기에 벌이면 `세수확보용'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기업도 성역이 될 수 없다" 이번 조사를 놓고 재계에선 벌써부터 "기업에 부담이 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국세청은 "여론 호도 성격이 강한 맹목적인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말 탈루 혐의가 짙은 고소득 개인.자영업자 422명에 대해 표본조사를 실시한 마당에 "기업도 성역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납세자들이 개인과 법인으로 대별되는 상황에서 개인에 비해 영업규모가 엄청나게 큰 법인에 대한 조사가 완결되지 않으면 사회 각 부문에 걸친 과세형평성 달성은 물건너간다는 판단이다. 특히 국세청은 표본조사를 통해 탈루 혐의가 없는 업종과 유형에 대해서는 그만큼 순환조사 성격의 정기조사는 면제되는 만큼 기업들의 불만은 설득력이 없다는 반론이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사회가 투명화되면서 지금은 세무 외적 목적의 세무조사가 용납되지 않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됐다"면서 "따라서 사회의 모든 부문에서 과세형평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탈루가 빈발한 부문에 대해 개인과 법인의 구분없이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탈루가 많은 곳에는 집중적인 조사를 벌이되 투명한 부문에 대해서는 조사 부담을 덜어주는 게 합리적이라는 설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