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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카트리나로 우리 교포들도 1억 달러에 이르는 커다란 재산피해를 입었습니다. 피해를 당한 한인들은 현지 동포들의 남다른 배려로 재난초기에 많은 어려움을 덜 수 있었습니다만 문제는 지금부텁니다. 미국 정부는 여러 가지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 대상이 한정돼 있어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동포들이 많은데다가 모든 경제 활동이 중단돼 재기는 어림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뉴올리언스 현지에서 천희성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대형 허리케인 앞에서 인간의 힘은 참으로 미약했습니다. 2 주가 넘도록 물에 잠겨 있는 거리, 유리창이 모두 깨져버린 대형 건물, 뿌리째 뽑힌 아름드리 나무, 그리고 강풍에 쓰러진 전봇대까지……… 재즈의 도시 뉴올리언스는 말 그대로 유령의 도시가 됐습니다.미국에 정착한 지 20년이 넘은 김재홍 씨, 집이 가까워오자 안절부절못합니다. 허리케인이 지나가고 1주일만에 찾는 집,물에 많이 잠겼는지 살림살이는 무사한지 걱정이 앞섭니다. 김 씨가 여기저기 둘러보는 동안 부인 나진숙 씨는 당장 필요한 물건들을 챙겨 보지만 일이 손에 잡히질 않습니다. <녹취> "뭔가 챙겨야 하는데 뭘 챙겨야 될지..., 몇 가지만 가지고 가야지……?" 전기가 끊기면서 냉장고 안의 음식들은 모두 썩어버렸습니다. 아쉬운 대로 집 안 단속을 한 부부는 통행금지 전에 서둘러 집을 나와야 했습니다. 언제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르는 집,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재홍(이재민) : "지금은 생각이 없어요. 전기, 수도가 언제 들어올지 그게 제일 급선무거든요. 일단은 우리 집이 안전하다는 것에 그냥 만족하고 떠나야죠." 슈퍼마켓에 들어서자 숨쉬기 힘들 정도의 악취가 코를 찌릅니다. 바닥에는 아직도 물기가 남아 있고 침수 당시 물에 쓸린 제품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어디부터 어떻게 치워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녹취>이희신(뉴올리언스 교민) : "(여기 있는 물건들은 그럼 다 어떻게 하세요?) 안 잠긴 것도 아마 못 팔 거예요?" 뉴올리언스 지역에 사는 한국인은 2천 500여 명. 이번 카트리나로 뉴올리언스의 80%가 물에 잠기면서 모두가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그나마 물이 일찍 빠진 지역은 사정이 좀 나은 편입니다.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지 2주가 지났지만 뉴올리언스 도심의 절반 이상은 이처럼 아직도 물에 잠겨 있습니다. 이 지역에 위치한 우리 교민들의 가게 일부도 접근조차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권오수 씨 부부는 가게에 가보지도 못한 채 중간에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인터뷰> 박연희(뉴올리언스 교민) : "어디가 어딘지 구별을 못하겠어요. 건물의 지붕도 날아가고 간판도 날아가고 물차고 하니까 참 무섭네요." 교민들의 피해가 큰 것은 단순히 자연 재해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텅 빈 도시에서 치안이 허술한 틈을 타 약탈이 횡행하면서 인재까지 겹쳤습니다. 커다란 출입구 철문이 부서진 채 통째로 쓰러져 있고 가게 안은 물에 잠기지 않았는데도 난장판입니다. 허리케인을 피해 대피한 사이 가게에 도둑이 든 것입니다. 진열돼 있던 물건들과 함께 금고도 없어졌습니다. <인터뷰>김흥선(이재민) : "7년 번 것을 한 번에 도둑 맞았네. 이걸 어디다 호소할 지도 모르고 진짜 눈물 밖에 안나오네.?" 뉴올리언스에서 차로 한 시간 반정도 떨어진 배톤루즈. 루이지애나주의 주도로 카트리나 강타 이후에는 뉴올리언스를 오가는 주요 길목이 됐습니다. 대형 이재민 대피소도 마련됐습니다. 이 곳에 머물고 있는 이재민은 4천여 명,대부분은 흑인이고 일부 백인과 중남미계, 그리고 일본, 중국 등의 아시아계 사람들이 섞여 있습니다. 취재진이 여러 번 이 대피소를 찾았지만 한국인 이재민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생활의 기반을 송두리째 잃은 교민들이 머물고 있는 곳은 대형 대피소가 아니라 한인 교회였습니다. 교회에는 이재민들을 위한 임시 숙소가 마련됐고 한인 재해 대책 본부가 세워졌습니다. 한인회와 교회를 중심으로 자원 봉사자들은 잠자리와 식사 제공뿐만 아니라 구호품 지급, 이재민들의 연락처 파악 등 다방면에서 피해 동포들을 돕고 있습니다. 아픈 사람이 있을 때마다 병원에 데려다 주고 각 기관의 이재민 지원 사항을 챙겨 알려주기도 합니다. 거처가 없는 이재민들을 위해 아예 자기 집까지 개방한 교민들도 많습니다. 배톤루즈 전 한인 회장이었던 배병욱 씨 집에도 며칠째 이재민 10여 명이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재오(유학생) : "지금 이 시간에도 에스트로돔이나 컨벤션 센터에 불쌍한 사람이 많은데 그에 비하면 저는 좋으신 분 만나서 편한 잠자리와 따뜻한 밥 먹을 수 있는 것이 저는 행운아죠.?" <인터뷰> 배병욱(미 배톤루즈 교민) : "내 민족이고 내 동포인데 뭐. 부모형제 아니고 생판 모르는 사람이라도. 특히 우리 한국 사람은 동포애가 강하잖아요. 저뿐만 아니라 여기 사는 다른 교민들도 다 그런 마음을 갖고 있으니까?" 물심 양면으로 배려한 교민들의 따뜻한 동포애 덕분에 이재민들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피해 지역의 복구 작업에도 속도가 붙었습니다. 배수 작업이 효과를 거두면서 당초 예상과 달리 다음달 안에 뉴올리언스 전지역에서 배수 작업이 모두 끝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단전, 단수 지역 일부에서는 전기와 상수도가 다시 공급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도시가 제 모습을 찾기까지는 앞으로 6개월이 걸릴지 아니 1년이 넘게 걸릴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문제는 일자리입니다. 경제 활동이 모두 멎은 지금 마땅히 할 일이 없는 교민들 상당수는 새로 살 곳을 찾아 떠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안윤선(뉴올리언스 교민) : "우선 여기서 살수는 없어요. 살 곳을 찾아가야 되는데 이민자들의 방랑 생활을 또 다시 시작하는..." 유학생들은 다른 지역의 학교를 알아보거나 한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번 재해로 인한 최종 피해 규모가 아프간 전쟁과 이라크 전쟁 비용을 전부 합친 액수인 3천억 달러와 맞먹을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와 적십자사 등은 여러 가지 이재민 지원책을 계속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원책 대부분이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한국인은 피해 교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교민들의 어려움은 이제부터 시작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