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중국인 관광 소비…“싼 값 찾아 멀리 간다”_유명한 라디오 진행자는 얼마를 벌까요_krvip

달라진 중국인 관광 소비…“싼 값 찾아 멀리 간다”_일반인들에게 포커를 설명하다_krvip

[앵커]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 관광을 재개한 지 석 달이 지났지만, 국내에서 소비 진작 효과는 기대만큼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관광객들의 관광 형태도 사는 물건도 많이 달라졌기 때문인데요.

어떤 변화가 있는지, 또 국내 업계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박진수, 장혁진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늦은 밤, 외국인들로 붐비는 서울 도심 편의점.

우리 전통 과자, '약과'를 많이 찾습니다.

[왕하이둥/중국인 관광객 : "먹어보니 맛이 독특하고 한국적인 특색이 있어서 매우 좋습니다. 친구들도 한국 상품을 좋아해서, 귀국할 때 가져와 달라고 했습니다."]

이 편의점의 약과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보다 5배 넘게, 비슷하게 입소문을 탄 크림빵도 6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중저가 화장품을 주로 파는 매장.

중국인 관광객들의 가방을 채운 건 입술에 바르는 보습제입니다.

면세점이나 백화점에서 값 비싼 화장품을 가득 담아가던 예전 모습과는 사뭇 다릅니다.

[리/중국인 관광객 : "이 립스틱이 잘 팔려서 살 수가 없어서 오늘 오전에 와서야 살 수 있었어요. 싸고 쓰기 좋은데 누가 싫어하겠어요?"]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 행태를 분석해봤습니다.

코로나 대유행 이전과 비교하면, 면세점은 40% 넘게 줄었고, 대신 편의점은 5배 늘었습니다.

짧은 시간에 값 비싼 상품을 사는 관광객은 줄고, 저렴하지만 특색있는 상품을 산 뒤 온라인을 통해 경험을 공유하는 젊은 관광객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특히 올해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절반 이상은 20대에서 40대 사이였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현진/한국관광공사 중국팀장 : "중국 역시 SNS 기반의 가치 소비가 대세인데요. 소비 규모는 적어지겠지만, 다양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국내 유통업계는 중국인들의 달라진 씀씀이에 맞춰, 과자나 마스크팩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품군을 전면에 내놓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수입니다.

[리포트]

젊어진 중국인 관광객들은 소비 지형도 바꿨습니다.

먼저 어느 지역에서 신용 카드를 많이 썼는지 확인해봤습니다.

서울의 매출 비중은 4년 전보다 줄었고요.

대전이 처음으로 매출 상위 6대 광역자치단체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특히, 경기도 매출 비중이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번엔 어디를 갔는지 살펴봤는데, 여주와 김포가 눈에 띕니다.

대전에서 매출이 크게 늘어난 유성구까지, 이곳들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아웃렛'이 있다는 겁니다.

이 중국인 관광객들은 짐도 안 풀고 아웃렛부터 왔습니다.

산 운동화만 3켤레입니다.

[예시엔판/중국인 관광객 : "여기가 공항과 가깝고 물건도 공항보다 저렴해요. 그래서 이곳으로 와서 쇼핑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8월 중국인 단체 관광이 다시 시작되면서, 관광 버스를 빌려 오기도 합니다.

[김지우/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김포점 판매기획팀 선임 : "10월 중국 대명절과 겹쳐서 더 많이 쇼핑하러 찾아주시고 계시는데요. (하루에) 평균 6~7대가 들어왔다고 한다면 최근 더 관광 버스가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중국인 관광객이 아웃렛, 대형마트에서 쓴 돈의 비중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확대됐습니다.

다만, 이곳의 매출액은 백화점의 35%, 면세점의 10% 수준입니다.

쇼핑할 때 큰 돈 쓰기보다 '알뜰 소비' 한다는 겁니다.

한국은행은 올해 초 중국인 관광객이 100만 명 늘면 GDP를 끌어 올릴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과거와 같은 소비 규모를 보여주지 않으면 효과는 제한될 수 있습니다.

중국의 경기 침체로 관광 회복세가 느린 것도 변수입니다.

[신승철/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지난 8일 : "9월 중국 입국자 수도 코로나19 이전에 비하면은 한 절반 수준 밖에 안 되는 상황입니다. 싼커(개별 관광객)라고 불리는 쪽으로 중국의 해외 여행 패턴이 좀 바뀐 영향도…"]

결국 달라진 중국인들의 소비, 여행 패턴에 우리 유통과 관광 업계가 어떻게 전략적으로 대응할 지 관건입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촬영기자:권순두 서원철 강승혁/영상편집:차정남 정광진/그래픽:박미주 최창준 서수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