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9 현장 또 다른 화약고 코소보 지역 _자위 고양이 포커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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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찬 앵커 :

옛 유고연방 지역에 민족갈등이 끝없는 내전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화약고로 떠오르는 지역이 있습니다. 독립을 주장하고 있는 알바니아계와 이를 용납할 수 없다는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맞서서 일촉즉발의 위기에 놓여 있는 코소보라는 지역입니다. 저희 KBS 취재팀이 발칸반도의 또 다른 화약고인 이 코소보 지역을 취재했습니다. 박선규 특파원입니다.


박선규 특파원 :코소보. 신 유고연방의 남쪽에 자리잡은 인구 220만의 알바니아인 거주지역입니다. 전체 인구 가운데 알바니아계의 비율이 90% 정도, 하지만 주도권은 10%에 불과한 세르비아계가 잡고 있습니다. 세르비아계는 6백여년 전 라자르와 시대 오스만트루크족을 맞아 싸운 이래 이곳을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성지로 여기고 있고 알바니아계는 지난 74년 티토가 부여했던 자유권과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을 내세워 이곳에 독립국가 건설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이 지역에 나타나고 있는 팽팽한 긴장은 두 민족 사이에 보여지는 이러한 입장의 차이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코소보의 주심지 프리스티나, 이곳에 있는 알바니아인들의 문인 클럽은 알바니아계 지식인들이 모여 독립을 구체적으로 준비하며 진지하게 논의하는 곳입니다.


페미 아가니 (코소보 민주동맹 부의장) :

세르비아 정부는 알바니아인들을 학교, 직장 등 모든 곳에서 몰아냅니다. 알바니아 사람에게는 일종의 국가테러가 행해지고 있습니다.


박선규 특파원 :알바니아인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쫓겨났다는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는 곳. 그곳은 주택가의 가정집이었습니다. 알바니아계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는 한 교실입니다. 하지만이 교실은 학교에 마련된 정상적인 교실이 아니라 가정집에 임시로 마련된 비 정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교실입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자신들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부득이 이 곳에서 공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마침 수업은 모국어인 알바니아어 시간. 좁은 교실에 불편한 의자. 그러나 학생들의 모습에서 불편해 하는 기색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페트리트 타히리 :

하루는 학교에 갔더니 경찰이 가로막았어요. 공부는 해야겠고 그래서 이런 가정집에서 수업을 받게 됐습니다.


박선규 특파원 :수업은 보통 하루에 3부제로 진행되는데 이런 학교가 코소보 전역에 3천여개나 된다고 안내자는 설명했습니다. 알바니아계 사람들의 생활을 좀 더 자세히 살피기 위해 한 가정집을 찾았습니다. 한 가족 12명이 산다는 이 집에 현재 직장을 가진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3사람이 직장에 다녔지만 알바니아계라는 이유로 모두 직장에서 쫓겨났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의대에 다니던 큰딸도, 수학공부를 하던 작은딸도 학교에서 쫓겨났습니다. 현재 생계는 시청에 다니다 쫓겨났다는 둘째 아들이 가끔 자가용 영업을 해 꾸리고 있다며 가장인 베르시아씨는 씁쓸해 합니다.


베히비 (전직 공무원) :

비상사태는 용납할 수 없다는데 서명했다고 해임되고 말았어요. 그러나 다른 사람들도 결국엔 해고되고 말았죠.


박선규 특파원 :

그러나 탄압을 받고 있다는 알바니아인들의 주장에 대해 세르비아계 주장은 전혀 다릅니다.


밀로스 시모비치 (프리스티나 사장) :

대부분의 알바니아 사람들은 세르비아 헌법을 지키고 있지요. 그러나 일부 정치가들이 악선전을 해 주민들을 선동합니다.


박선규 특파원 :현재 사태에 대한 양측의 이런 분명하게 다른 주장은 코소보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양측의 주장을 들어보면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독립해야 하는 이유는 먼저 주민의 90%가 알바니아인이고 이들 모두 독립을 원한다는데 주목해야 합니다.”


이 외에도 이들은 자신들에 대한 티토의 약속과 세르비아인들의 계속적인 테러를 독립의 당위성으로 꼽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대한 연방정부의 입장은 단호합니다


란코 바비치 (코소보출신 연방의원) :

어떤 방법으로 독립을 할지 명확히 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그것에 따라 상응한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만약 전쟁을 통해 독립하려 한다면 전쟁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박선규 특파원 :

한편은 반드시 독립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한편은 독립을 고집할 경우 전쟁이 불가피하다고 하는 말 속에서 코소보에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어두운 그림자를 느낄 수 있습니다. 현 단계에서 과연 어느 쪽의 말이 진실인지를 판단하기는 대단히 어렵습니다. 아마도 진실은 양편의 중간 부분쯤일 것이라는 것이 취재기자의 판단입니다. 그러나나 현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쪽이 사실을 말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코소보가 외부의 우려대로 또 하나의 전쟁터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양자 사이에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은 이는 서로에 대한 반목을 키우는 역할밖에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소보에서 KBS 뉴스 박선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