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된 미국의 보복…‘9·11 테러’ 주모자 어떻게 응징했나_베토 가스 뉴 함부르크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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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 공항 테러로 다친 시민
■ "끝까지 추적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하루 만에 실행된 보복 작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폭탄 테러 보복으로 27일(현지시간)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아프간 지부인 'IS 호라산'(IS-K)을 공습했습니다.

국방부는 공습에 공격용 무인기 'MQ-9 리퍼'와 함께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고 정확성을 담보하기 위한 무기를 동원해 IS-K 기획자 1명을 겨냥한 대(對)테러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초정밀 '닌자미사일'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R9X'로 불리는 일명 '닌자 미사일'은 폭약이 든 탄두가 없고, 대신 표적에 충돌하기 직전 펼쳐지는 6개 칼날이 장착돼, 표적과 충돌해도 폭발이 일지 않아 부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바이든, "마지막 아니야" … 추가 공습 예고

이번 공습은 바이든 대통령이 카불 공항 인근에서 일어난 테러를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인 호라산(IS-K)의 소행으로 지목하고 미군에 이들의 지도부와 시설을 타격할 작전 계획을 수립하라고 지시한 지 하루 만에 실행됐습니다.

그런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다"라며 추가 공습을 예고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린 극악무도한 공격에 연루된 이들이 누구든 계속 추적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용서하지 않겠다", "잊지 않겠다"며 공식적으로 '보복'을 천명한 미국. 20년 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프간 전쟁은 그 당시에도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선언과 함께 시작됐습니다.

2001년 9·11 테러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 '9·11 테러' 충격 속 '무한 정의 작전' 개시

2001년 9·11 테러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를 무너뜨리며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당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테러 당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국은 전에도 적을 물리쳐왔으며 이번에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연쇄 테러 행위의 주범을 반드시 색출해 응징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보복 준비는 신속하게 진행됐습니다. 테러 3일 뒤인 9월 14일 부시 전 대통령은 예비군 동원령에 서명하고 상원이 테러 응징을 위한 무력사용승인과 테러 복구 및 대응비 400억 달러(한화 약 46조 7천억 원)의 추경 예산안을 가결함에 따라 '테러와의 전쟁' 준비를 거의 마무리했습니다.

부시 행정부는 테러 공격 후 일주일이 지나는 동안 연방수사국(FBI)을 중심으로 테러 책임자 및 배후 세력 규명을 위한 수사에 전력 투구하는 한편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국제적인 지지를 모색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미국이 탈레반에 원한 건 테러 공격의 제1 용의자인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 인도였습니다. 하지만 탈레반 지도자들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결국, 행동에 나선 미 국방부는 9월 19일 미 본토에 배치된 전투기와 전폭기 등 항공기 100여 대를 걸프 지역의 기지로 이동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이른바 '무한 정의 작전'으로 명명된 이 항공기 재배치는 9·11 테러 이후 부시 행정부가 군사 보복 계획의 하나로 취한 첫 번째 구체적인 조치였습니다.

이어 부시 전 대통령은 10월 7일 미국과 영국군이 아프간 내 테러 조직과 탈레반 정권의 군사력을 겨냥한 군사 행동을 개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역사상 최장기 해외전쟁이 시작되는 순간이었습니다.

■ 10년의 추격 끝에 '빈 라덴 사살'…미국 전역 환호

2011년 5월 1일 일요일 자정 무렵 백악관에서 TV 생중계가 진행됐습니다.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빈 라덴이 파키스탄의 아보타바드에서 이날 미군 특수부대의 공격을 받고 교전 도중 사살됐으며, 그의 시신을 확보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 정보당국이 2010년 8월 빈 라덴의 파키스탄 내 은신처에 관한 믿을 만한 단서를 확보하고 이를 추적해왔으며, 지난주 빈 라덴의 제거 작전을 단행할 충분한 정보가 확보됐다고 판단해 작전 개시를 승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작전은 신속하게 이뤄졌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4월 29일 아침 빈 라덴 제거 작전을 승인했으며 작전은 5월 1일에 시작됐습니다.

작전 개시와 함께 이날 새벽 1시 30분부터 2시 사이에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 북쪽으로 약 100㎞ 떨어진 아보타바드의 빈 라덴 은신처를 목표로 헬리콥터를 이용한 공격이 개시됐습니다. 미 해군 특수부대인 네이비 씰(Navy SEAL) 요원 20~25명이 헬기를 통해 현장에 투입돼 지상에서 약 40분간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미 전역은 9·11 테러 주모자의 죽음에 환호를 보냈습니다. 테러와의 전쟁을 시작했던 부시 전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미국의 승리"라면서 오바마 대통령과 미군, 정보당국에 "무한한 감사의 뜻을 보낸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군은 아프간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4년 아프간 정부군에게 정권을 이양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탈레반의 공격에 정부군과 민간인이 사망하자 2015년 철군 계획을 취소했습니다.

테러가 발생한 카불 공항 인근에 피어오르는 연기
■ 철군 약속 지키자 돌아온 테러…다시 시작된 '미국의 보복'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프간 철군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주둔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지난해 2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카타르 도하에서 탈레반과 평화협정을 맺고 올해 5월 1일까지 미군을 포함한 동맹군을 철수하기로 약속했습니다. 탈레반은 알카에다에 근거지 제공 중단, 정파 간 대화 재개, 극단주의 무장 조직 활동 방지 등에 동의했습니다.

실제로 이 합의에 따라 미국은 1만 2천여 명에 달했던 아프간 미군을 현재 2,500명까지 줄였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과 긴밀한 협의를 거치지 않아 반발을 샀고, 친미 성향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사이의 평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미국이 성급히 손을 떼면 결국 탈레반이 재집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됐습니다. 미국은 역사상 최장기 해외전쟁을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탈레반에 정권을 다시 내줬습니다. 지난 4월 철군 방침을 밝힌 지 4개월 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이후 카불 공항 인근에서 두 차례 테러까지 발생해 미군과 민간인이 사망했습니다.

아프간 탈출을 위해 카불 공항에 몰린 인파
미 행정부는 우선 오는 31일을 목표로 진행 중이던 카불 공항 대피 작전은 지금처럼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반인과 미군 철수는 예정대로 진행됩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카불 내 병력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최대 조처를 하라고 지시했다며 추가 병력을 포함해 무엇이든 승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다시 미국의 보복 작전을 실제로 감행하고 추가 작전도 예고하면서 '아프간전 2막'이 열린 것 아니냐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