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의 그늘… 국제 결혼 2세 _소셜미디어를 이용해 돈을 벌다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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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제결혼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농어촌 신혼부부 4쌍 가운데 1쌍이 국제결혼입니다. ⊙앵커: 그런데 그들의 2세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바로 우리에게도 큰 문제가 있습니다. 이정민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43살인 권오복 씨. 권 씨는 느지막이 얻은 한 살배기 아들의 재롱에 푹 빠져 있습니다. 그에게 뒤늦게 가정의 행복을 안겨준 사람은 2년 전 결혼한 베트남인 아내. 권 씨에게는 아들이 태어나면서 또 하나의 숙제가 생겼습니다. 아내가 아들에게 한국말로 자연스럽게 얘기할 수 있게 한국말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권오복(국제결혼 남성): 한국어를 아는 만큼 (아이와) 얘기하고 대화를 하더라고요. 가자, 먹자, 이런 쪽에선 거의 100% 한국말로 하더라고요. ⊙기자: 필리핀인 엄마를 둔 6살 전 모군. 어린이집 친구들과 한창 어울릴 나이지만 전 군에게는 컴퓨터가 유일한 놀잇감입니다. ⊙인터뷰: 그 다음에 곰, 토끼, 다람쥐... 좋아하는 동물 어딨어? ⊙인터뷰: 곰. ⊙인터뷰: 곰 좋아해? ⊙인터뷰: 응, 곰. ⊙기자: 언어장애를 겪고 있는 아이의 언어능력은 기껏해야 두세 살 수준. 바쁜 아버지도 아이 교육에 신경을 못 쓰다 보니 말을 접할 기회가 없어 장애가 생긴 것입니다. ⊙필리핀 출신 국제결혼 여성: 학교도 보내고 싶은데... (언어) 때문에 걱정도 많이 했어요. 여기도 이야기 할 사람이 없으니까... ⊙기자: 2세 교육문제가 복병으로 떠오른 농어촌의 국제결혼. 지난해 치러진 농어촌의 결혼 가운데 27%인 180여 쌍이나 베트남이나 필리핀, 그리고 중국동포와의 국제결혼입니다. 농어촌에 국제결혼이 보편화되면서 국제결혼으로 태어난 자녀들도 1만여 명 이상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부모들은 우리 사회에 흐르고 있는 혼혈에 대한 편견과 차별로 자식들이 겪게 될 고통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윤상규(국제결혼 남성): 걱정되는 문제가 놀림을 당한다든지 나는 성인이고 어른이니까 그런 말을 들어도 괜찮지만 내 자식이 크면서 그런 놀림을 당할 수 있는 문제기 때문에... ⊙기자: 결국 자녀들의 문제는 행복했던 결혼생활에 장애가 되기도 합니다. ⊙필리핀 출신 국제결혼 여성: 사실 아이 하나 더 갖고 싶어요. 그런데 언제까지 (애가) 말 저렇게 못 하면 안 되니까... 가슴이 너무 아파요. ⊙기자: 그래서 전문가들도 보편화된 농어촌의 국제결혼이 2세들의 불행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국염(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 다중문화 가정에 대한 이해, 인식, 이런 것들이 제대로 안 되면 사회적으로 한국사회가 앞으로 큰 진통을 겪게 될 거라고 봅니다. ⊙기자: 뒤늦게나마 일부 지자체에서는 한국어와 문화강좌 등 외국인 부인을 위한 교육과정을 마련하는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국제결혼으로 태어난 아이들의 대부분은 2, 3년 뒤면 초등학교 입학 연령. 혼혈에 대한 편견을 버리지 않는 한 이 아이들도 사회의 차별 속에 눈물짓는 우리 사회의 그늘이 될지도 모릅니다. KBS뉴스 이정민입니다.